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퀸스 갬빗
체스 천재 소녀 '베스'의 성장 드라마랄까? 체스가 메인 컨텐츠이지만 굳이 체스의 룰은 몰라도 되었다.
물론 체스의 전술(?) 같은 얘기도 잠깐잠깐하지만 그 내용을 이해할 필요까진 없고, 그냥 체스 플레이어들이 전략을 탐구하는구나~ 정도로 여기면 될듯하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전개 속도였다.
베스가 체스에 재능이 있는 것은 맞았지만 그렇다고 처음부터 독보적인 존재는 아니었다.
어느 정도의 재능을 베이스로 높은 수준에서 시작은 하지만, 그 이후에도 단계별로 성장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여기서 말하는 성장이 베스의 체스 실력뿐만 아니라 베스라는 인격체의 성장도 포함되었다.
# 불완전한 천재 소녀 '베스'의 성장기
베스는 처음부터 엄마랑만 지내다가 고아원으로 보내지는데 어릴 때부터 안정제에 의존하게 된다.
또 입양이 되기는 하지만 입양된 가정에서도 그렇게 애정을 받지는 못한다.
환경적으로 정상적인 사회경험을 쌓기 쉽지 않았던 베스는 남에게 상처를 받기도 하고, 상처를 주기도 하면서 성장해간다.
특히 자신을 입양하고 체스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매니저 역할을 해준 엄마의 죽음 이후에 망가져가는 베스의 모습은 시청자로서 답답하기도 했지만, 베스의 인간적인 면모를 볼 수 있었다.
이 성장에 대한 카타르시스는 마지막화에 완성되는데 그간 좋은 친구들, 라이벌 혹은 이성으로 만났던 등장인물들이 체스의 대가 '보르고프'에 대적하는 베스를 위해 힘을 뭉친다.
그 장면은 굉장히 짜릿했다.
# 혼자가 아닌 함께 뛰어넘은 '보르고프'의 벽
앞서 언급한 체스의 대가 소비에트 출신의 보르고프와의 대결도 흥미로웠다.
베스와 보르고프의 첫 번째 대결에서 베스는 실력차를 느끼며 패배한다.
주변 인물들의 도움을 받으며 실력적으로 성장한 베스는 보르고프와의 두 번째 대결에서 자기 관리의 실패로 인해 패배하게 된다.
자기 관리 실패의 원흉이이었던 '클레오'는 암적인 존재였고, 베스가 손절했기를 희망한다.
소련 초청 대회에서 베스는 보르고프와 세 번째 대결을 치루게 된다.
첫날 경기가 마무리되지 않아 경기는 이틀차를 맞이하는데 그 사이에 그간 베스와 엮였던 인물들이 총출동하여 함께 머리를 맞대고 게임을 연구하여 베스에게 도움을 준다.
이제 늘 혼자 싸워왔던 베스는 없었다.
그리고 안정제에 의존하여 머릿속으로 게임 시뮬레이션을 해왔던 베스는 안정제도 과감히 버렸고 보르고프와의 게임 중에도 잠시동안 스스로의 힘으로 머릿속에서 게임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수를 둔다.
안정제에 의존하던 베스도 없었고, 베스는 결국 체스 1인자가 된다.
다른 사람들이 베스의 흉을 볼 때도 동조하지 않고, 패배 후에 깨끗하게 그리고 멋있게 인정한 보르고프도 매력적인 캐릭터였다.
# 진짜 어른의 모습을 보여준 '샤이벌'
시리즈에 등장하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몇몇 있는데 (앞서 말한 보르고프 포함) 그 중 베스트는 개인적으로 '샤이벌'씨였다.
샤이벌은 베스의 고아원 관리인으로서 지하실에서 체스를 두는 모습을 통해 베스는 체스에 입문하게 된다.
샤이벌은 베스에게 체스의 기본적인 룰을 가르쳐주고, 체스의 매너또한 가르쳐준다.
일찍이 베스의 재능을 알아본 샤이벌은 베스가 더 넓은 체스의 세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환경을 마련해준다.
추후 베스가 대회에 참여할 돈이 필요할 때도 아무 대가 바라는 것 없이 베스를 도와준다.
물론 베스도 샤이벌에 대해 진심으로 고마움을 느끼고, 인터뷰 때도 샤이벌을 언급하기도 한다.
그러나 다른 이야기들로 줄거리가 채워지며 잊혀지는 인물인가 싶었는데, 샤이벌의 죽음으로 다시 고아원에 방문한 베스는 그가 자신에 관해서 스크랩해놓은 신문기사와 어릴적 함께 찍은 사진을 모아둔 것을 보게 된다.
감동적인 부분이었고 그간 정신적으로 많이 흔들리던 베스는 그 이후로 마음을 단단히 먹게 된다.
샤이벌은 진정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베스에게 체스인 것이 과연 나에게는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되었다.
솔직히 거기에 비할 수 있는 영역은 아직 없는 것 같다.
하지만, 그것이 생겼을 때 그것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조금은 알 것 같다.
그리고 그 영역에 함께 있는 사람들과는 어떤 관계를 맺어야 할지도 말이다.
'리뷰 > 영화&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짱구는 못말려: 어른 제국의 역습 (1) | 2022.03.18 |
---|---|
돈 룩 업 Don't Look Up (2021) (0) | 2022.02.06 |
그 여자 작사 그 남자 작곡 (Music & Lyrics) 2007 (0) | 2021.02.28 |
인셉션 (Inception) 2010 (0) | 2021.02.28 |
포레스트 검프 (Forrest Gump) 1994 (0) | 2021.02.15 |